개미마을

Travel/Korea | October 1st, 2011 15:06 | Backpack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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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개미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인왕산 등산로 입 구에 자리한 마을이다. 서울의 몇 남지 않은 달동네 가운데 한 곳이다. 홍제역 2번 출구 앞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좁은 아스팔트 길을 따라가면 닿는다. 개미마을의 공식 주소는 홍제3동 9-81. 마을 면적은 1만5,000평 정도 된다. 210여 가구 4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개미마을은 6·25 전쟁 이후 만들어졌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을 두르고 살았다. 당시에는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천막이 서부영화에 나오는 인디언마을 같아서였다고도 하고, 인디언처럼 소리지르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인디언촌’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1983년 ‘개미마을’이라는 정식 이름이 생겼다. 주민들이 열심히 생활하는 모습이 개미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이름 붙었다고 설명한다.

카메라르 들고 나가 무작정 찾아간 이 곳. 바로 개미마을.
아무런 생각없이 지하철을 타고 홍제역으로 갔다. 가는 도중 홍제역에서 가는 방법을 찾아 마을버스로 옮겨탔다.
10 여 분 지났을까. 가파른 길로 가더니 인왕산으로 가는 것 같았다. 종점에 다다르니 아스팔트 도로의 끝에 섰고, 그 경계로 인왕선으로 가는 길이 확연히 드러나 있었다.

이제 이 곳을 시작으로 개미마을을 두루두루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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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종점과 내가 타고 온 마을버스 '서대문07'. 버스는 이 곳에서 쉬어가지 않고 이내 떠나버린다. 개미마을이 붙여진 것처럼 열심히 살아서 일까. 버스 또한 그러하듯 멈추지 않고 다시 자신이 돌아온 길을 되돌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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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마을 버스가 있던 종점.저 끝을 시작으로 인왕선 트래킹 코스가 시작된다.

이제 반대로 방향을 바꿔 달려온 길을 한 번 쳐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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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을 따라 이 곳 저 곳을 누벼 보자.

먼저 눈에 들어온 연탄재.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흔히 볼 수 있었던 도시의 must have 아이템.
이제는 도시가스나 기름 보일러 등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이곳은 지난 20년을 고스란히 간직한 것 같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은 연탄재를 포장해서 버린다는 것.
하지만 한 겨울에는 포장하지 않고 놔두었다가 눈이 많이 오면, 연탄재를 부숴서 길에 뿌리겠지. 안 그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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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보는 연탄재. 자신의 온 몸을 불태워 몸의 색이 변했어도 그 형태는 잃지 않는 고고한 모습. 안도현 시인의 '연탄재' 시와 같이,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라는 문구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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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위치한 슬레이트 지붕 건물의 벽면은 이렇게 알록달록 그려져 있다. 과거 20년 전의 모습처럼, 거리에 걸린 빨래와 각종 생활용품들과의 조화. 옛 향수를 자극하는군.


이제 방향을 바꿔 인왕산 입구 방향으로 돌아 올라가보자.
이 곳으로는 사람들이 거의 오질 않는 소외된 지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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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곳이다. 얼핏 보기에 화려하지도, 미적감각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멱과 배수관이 맞닿은 그 영역만 칠해놓은 모습이 왠 지 모르게 허전한 구석을 모두 채워주는 것 같은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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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좌측에 이어진 길을 따라가면 인왕산 기차바위나 정상부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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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지나 온 곳을 향해 바라보았다. 어느선가 피어오르는 하얀 연기와 역사와 옛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집들의 단촐한 지붕들. 정녕 이 곳이 서울이란 말인가.... 정말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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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오른쪽으로 놀이터 시설이 있었다. 아마 서울에서 전망이 우수한 놀이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인왕산을 병풍삼아 그네를 탈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다시 나와 근처 집들 사이로 형성된 비좁은 골목을 들어가보리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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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과 골목을 지키는(?) 변견들이다. 흔히 말하는 누렁이의 토종색을 지닌 오리지널. 왠지 정감있는 모습을 한 착한 녀석들. 외지인인 나를 무척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귀여운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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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는 미니 비닐하우스와 유기농 채소를 직접 길러 먹는 것 같다. 정말이지... 보면 볼 수록 80년 후반의 모습이 떠오른단 말이야... 그 시절 내가 살던 동네 어귀에는 이런 모습이 있엇는데. 비닐하우스의 폴대를 집 방바닥 보일러 배관에 쓰이는 PVC파이프로 세우고, 그 위로 비닐을 덮는 구조. 바로 저 모습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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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돌아다니면 사진찍는 내 모습이 대견했던지... 날 보며 흐뭇하게(?) 대견하게(?) 보는 듯 한 모습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골목 어귀에 지냈으니,,, 얼마나 외롭고 심심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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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나와 다시 마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산비탈에 자리잡은 마을의 모습.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진한 향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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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서울이라는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역시나 이 곳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왜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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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화분과 스티로폼 박스를 활용한 화단 겸 채소재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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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버스 정류장. 바로 저 뒤로는 '동래수퍼'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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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곳에서 비락식혜 하나를 사먹었다. 가격은... 편의점과 동일. 그래도 조금 걸어 갈증을 느끼는 내게는 더 없이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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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수퍼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게곡 위로 건물을 지었다. 아찔한 모습. 하지만 수 십년을 버텨온 강한 건축시공능력. 저기 보이는 콘크리트 기둥을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놀라움이 가득하다. 계곡의 자연 바위 위에 콘크리트 기둥을 올려 고정시킨 것.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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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담 위로는 가을을 알리는 꽃들이 고개를 뺴꼼 내밀고 있다. 쑥쓰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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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호박넝쿨이 우르르~ 담장에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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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는 애호박이 하나 걸려 있다. 다른 호박들은 모두 따 먹은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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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골목의 계단. 자연 바위 그대로 살려 계단이 나선형을 그리며 내려간다. 조금 운치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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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구석 구석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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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나와 도로로 나오니, 어느 덧 마을버스가 다시 개미마을 종점을 향해 부단히 올라가고 있다. 나와 같이 새로운 관광객을 싣고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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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지나간 자리로 아름답게 그려진 벽들과 학생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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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던 모양이다. 개발제한구역을 알리는 표지석. 그래서 개발이 안되고 시간이 정체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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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땅이 있다면 어느 곳에서나 이렇게 야채를 심어 기르는 것 같다. 교통 접근이 쉽지 않아 무엇을 가져오는 것 자체가 힘든 시절부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까. 저 자투리 밭을 둘러싼 파 화분이 더 눈길을 끈다. 뾰족한 파가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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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미마을을 잠시 둘러보고 모두 내려왔다.


그리고 마을 어귀에 나타난 '빛 그린 어울림 마을 1호'의 안내표지.

금호건설이 지원해서 서울의 여러 대학의 미술전공 학생들이 손 수 그렸다는 것들.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점.
그렇다면 '빛 그린 어울림 마을' 2호는? 3호는,,,?

2호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금천초등학교'라고 한다.
기회가 되면 가봐야겠다. 하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사람들은 '개미마을'의 건물에 그려진 여러 작품들을 보러 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와는 다른 생각을 해본다.

어렸을 적 모습들, 20여 년의 세월이 정지된 마을. 그런 마을 골목 골목을 뛰어 다니던, 나의 옛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그 때처럼 좁디 좁고 구비구비 돌아가는 골목을 뛰어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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