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2012,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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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관람했다. 종로 피카다리에서 한적하게 앉아, 그간 빠르게 달려온 시간을 뒤로한 채 느긋하게 앉아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몇몇 커플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영화관람.

영화에서는 ‘추석 명절을 위한 가족영화’라고 하던데… 그보다 한국에 내려와 정착하고 사는 북한 간첩의 내면을 조금 더 깊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에 정착해 사는 북한 간첩이 수 만명이 된다고 하던데, 그들 중 일부는 북한 사회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영화에서와 같이 생존이라는 것에 휘둘려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사는지도 모른다.

말 재밌는 사실은… 영화 줄거리에 한국에 살고 있는 간첩이 5만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5만 정도 된다고 들었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 궁금하다. 영화에서와 같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목련이 폈다!’와 같은 지령이 내려오면 바로 행동을 옮기는 그 모습… 영화는 실제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는 것 같다.

두 체제 사이에서 살아가는… 이도저도 아닌 존재.

그들은 그렇게 수 년, 아니 수 십년의 세월을 견뎌내 살아오고 있다. 지난 학기 강의에서 교수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다가 때가 되면 본 체제에 대한 충성과 희생을 한다고 한다. 어쩌면 그렇게 되기까지… 아니, 오지 않을지도 모를 그 시기를 위해 힙겹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그렸을지 모른다.

두 체제 사이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그들이 겪는 아픔이야 말로 우리가 겪는 분단의 아픔의 산물 중 하나일 것이다.

재미로 보려고 했던 영화였지만, 이런 저런 배경지식 덕분에 사회문제를 깊게 바라보고 이해해버리는…. 실수(?)를 범한 것만 같다.  즐기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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